안녕하세요, 여행 사진·영상 콘텐츠 작가입니다. 지난 5년간 제주도, 부산, 경주, 강원도는 물론 일본·동남아까지 다니며 릴스·쇼츠용 세로 영상과 유튜브용 가로 영상을 한 번의 여행에서 동시에 건져 오는 워크플로우를 다듬어 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세로로 찍으면 가로가 아깝고, 가로로 찍으면 세로가 아깝다"고 하소연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촬영 전 '샷 리스트'를 두 트랙으로 나누고, 카메라 세팅을 한 번에 고정해 두면 두 포맷을 모두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에서 실제로 쓰는 장비와 국내 여행지 예시를 들어 단계별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전 준비물 (Prerequisites)
- 스마트폰: 아이폰 15 이상 또는 갤럭시 S23 이상 권장. 4K 60fps 촬영이 가능하면 충분합니다.
- 미러리스 카메라(선택): 소니 A7C II, 캐논 EOS R8, 파나소닉 루믹스 S9 등. 세로 촬영 시 그립 확장이 필수입니다.
- 짐벌: DJI 오즈모 모바일 6(스마트폰용), DJI RS 3 Mini(카메라용). 국내 정품은 쿠팡·11번가에서 당일 배송 가능합니다.
- 삼각대: 맨프로토 컴팩트 라이트, 또는 국산 브랜드 포토클램. 세로 마운트가 되는 L-브래킷이 있으면 금상첨화입니다.
- ND 필터: 낮에 셔터스피드를 1/60로 유지하려면 필수. 겐코·호야 제품이 가성비 좋습니다.
- 보조 배터리: 랜시·샤오미 20000mAh. 4K 촬영은 배터리를 순삭합니다.
- 편집 앱: 캡컷(CapCut), VLLO, 어도비 프리미어 러시. 세로·가로 동시 편집이 가능합니다.
단계별 촬영 가이드
-
1단계: 여행 전 '투 트랙 샷 리스트' 작성하기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예를 들어 부산 여행이라면 이렇게 나눕니다.
- 세로 트랙(릴스·쇼츠): 해운대 해변에서 뛰어가는 장면, 감천문화마을 계단 오르기, 광안대교 야경 타임랩스, 씨앗호떡 먹방 클로즈업.
- 가로 트랙(유튜브 브이로그): KTX 부산역 도착 인트로, 숙소 투어, 해운대 산책 풀샷, 맛집 인터뷰.
핵심은 같은 장소에서 두 포맷을 모두 건지는 것입니다. 이동 동선을 두 번 만들지 마세요. 저는 노션에 표를 만들어 장소·시간·포맷·샷 설명을 미리 적어 둡니다. 이렇게 하면 현장에서 "지금 뭘 찍지?" 고민하는 시간이 사라집니다.
-
2단계: 카메라 세팅을 한 번에 고정하기
포맷을 바꿀 때마다 세팅을 새로 만지면 색감과 노출이 들쭉날쭉해집니다. 여행 시작 전에 아래 값을 정하고 여행 내내 유지하세요.
- 해상도: 4K 60fps (세로·가로 동일)
- 셔터스피드: 1/120 (60fps 기준)
- ISO: 최대 3200 (야간엔 6400까지 허용)
- 화이트밸런스: 5600K 고정 (자동 금지)
- 색 프로필: 스마트폰은 '표준', 카메라는 'S-Log3' 또는 'C-Log3'
특히 화이트밸런스를 고정해야 세로·가로 컷을 붙였을 때 이질감이 없습니다. 이건 제가 처음 유튜브 시작할 때 가장 크게 후회한 부분입니다. 자동 WB로 찍은 제주도 영상은 세로 컷은 파랗고 가로 컷은 노랗게 나와서 편집에서 다 뜯어고쳐야 했습니다.
-
3단계: 장소 도착 후 '가로 먼저, 세로 나중' 원칙
현장에 도착하면 가로(와이드) 샷을 먼저 찍으세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가로는 공간의 맥락과 분위기를 담고, 세로는 디테일과 감정을 담습니다. 가로로 전체를 훑은 뒤, 그 안에서 세로로 파고들면 자연스럽게 두 포맷이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경주 첨성대라면:
- 가로: 첨성대 전경 + 주변 잔디밭 + 하늘 (10초 고정 샷)
- 세로: 첨성대 돌 하나하나 클로즈업, 손으로 만지는 디테일, 하늘로 올려다보는 로우앵글 (각 3~5초)
이렇게 하면 유튜브에서는 "경주 첨성대 브이로그"라는 맥락이 살고, 릴스에서는 "첨성대 디테일 ASMR"이라는 감성 컷이 살아납니다.
-
4단계: 세로 촬영 시 '세이프 존' 확보하기
세로 영상은 위아래가 잘리기 쉽습니다. 특히 릴스·쇼츠는 UI(좋아요 버튼, 캡션)가 하단과 우측을 가립니다. 그래서 피사체를 화면 중앙 60% 안에 두고 찍어야 합니다.
실전 팁: 스마트폰 카메라 앱에서 '그리드'를 켜고, 중앙 3분할 선 안쪽에 얼굴이나 주요 오브젝트를 배치하세요. 저는 강릉 안목해변 커피거리에서 세로로 찍을 때 바다와 커피잔을 중앙에 두고, 하단 20%는 비워 둡니다. 나중에 자막을 넣을 공간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
5단계: 짐벌 없이 세로·가로 전환하는 법
짐벌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삼각대 + L-브래킷이면 10초 만에 세로↔가로 전환이 가능합니다. L-브래킷은 국내에서 포토클램, 스몰리그 제품을 3~5만 원대에 살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라면 접이식 세로 삼각대를 추천합니다. 다이소나 쿠팡에서 1만 원 이하로 구매 가능합니다. 저는 제주 성산일출봉에서 이 삼각대로 세로 타임랩스를 찍고, 바로 가로로 돌려서 일출 풀샷을 찍었습니다.
-
6단계: 오디오는 '가로 기준'으로 녹음하기
세로 영상은 대부분 자막이나 BGM으로 대체되지만, 가로 영상은 목소리가 생명입니다. 그래서 인터뷰나 나레이션은 반드시 가로로 찍으면서 녹음하세요. 세로로 찍은 인터뷰는 나중에 가로로 크롭하면 얼굴이 잘립니다.
장비는 로데 Wireless GO II 또는 DJI Mic 2. 국내 정품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당일 배송됩니다. 마이크를 가슴에 달고 가로로 찍으면, 그 오디오를 세로 릴스에 재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
7단계: 이동 중 '핸드헬드 세로'와 '짐벌 가로' 병행하기
여행 중 이동할 때는 두 가지를 동시에 굴립니다.
- 오른손: 스마트폰으로 세로 핸드헬드 (걷는 장면, 반응 샷)
- 왼손: 짐벌에 카메라를 올려 가로로 안정적인 풀샷
이 방법은 전주 한옥마을 골목처럼 좁고 복잡한 곳에서 특히 유효합니다. 세로는 사람들 사이를 파고드는 생동감을, 가로는 골목 전체의 정취를 담습니다. 단, 안전을 위해 사람 많은 곳에서는 짐벌을 잠시 내려놓으세요.
-
8단계: 하루 촬영 후 '포맷별 백업' 루틴
여행 중 가장 무서운 건 SD카드 분실이나 고장입니다. 저는 숙소에 돌아오면 반드시 이렇게 합니다.
- 세로 폴더:
2025_부산_세로 - 가로 폴더:
2025_부산_가로 - 클라우드 백업: 구글 포토(원본 화질) 또는 네이버 MYBOX
- 외장 SSD: 삼성 T7 1TB (국내에서 10만 원대)
이 루틴을 지키면 편집 단계에서 포맷별로 바로 꺼내 쓸 수 있어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 세로 폴더:
-
9단계: 편집에서 '한 소스, 두 포맷' 활용하기
캡컷이나 프리미어 러시에서 가로 영상을 불러온 뒤, 세로 시퀀스를 새로 만들어 같은 소스를 크롭하세요. 예를 들어 가로로 찍은 해운대 풀샷에서 중앙 인물만 세로로 잘라내면 릴스용 클로즈업이 됩니다.
반대로 세로로 찍은 디테일 샷을 가로 시퀀스에 넣을 때는 좌우에 블러 배경을 깔거나, 두 개의 세로 컷을 나란히 배치하는 '분할 화면'을 쓰세요. 이 기법은 유튜브 '여행 브이로그'에서 자주 쓰입니다.
-
10단계: 업로드 전 '포맷별 최종 점검'
업로드 직전에 꼭 확인하세요.
- 세로(릴스·쇼츠): 9:16, 1080x1920, 첫 3초에 후킹 장면, 자막은 하단 20% 비우기
- 가로(유튜브): 16:9, 1920x1080, 인트로 5초 이내, 썸네일용 컷 별도 저장
저는 이 점검을 거치지 않아서 릴스에 자막이 좋아요 버튼에 가려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꼭 확인하세요.
자주 하는 실수 (Common Mistakes)
- 세로로만 찍고 가로를 포기하기: 나중에 유튜브 롱폼을 만들고 싶어도 소스가 없어 낭패를 봅니다. 최소한 장소당 가로 1컷은 남기세요.
- 화이트밸런스 자동으로 두기: 세로·가로 색감이 달라져 편집에서 색 보정에 2배 시간이 듭니다.
- 세로 촬영 시 피사체를 화면 끝에 두기: 릴스 UI에 가려집니다. 중앙 60% 안에 배치하세요.
- 오디오를 세로로만 녹음하기: 가로 인터뷰로 재활용할 수 없습니다.
- 백업을 여행 후에 하기: SD카드 하나 잃으면 여행 전체가 날아갑니다. 매일 백업하세요.
- 짐벌을 세로로만 고정하기: 가로 전환에 5분 이상 걸려 좋은 순간을 놓칩니다. L-브래킷을 쓰세요.
한국 여행자를 위한 추천 장비 조합
- 입문: 갤럭시 S24 + 다이소 세로 삼각대 + 로데 VideoMic Me
- 중급: 아이폰 15 Pro + DJI 오즈모 모바일 6 + DJI Mic 2
- 고급: 소니 A7C II + DJI RS 3 Mini + 로데 Wireless GO II + 삼성 T7 SSD
모두 국내 정품으로 구매 가능하며, 쿠팡·11번가·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당일 또는 다음 날 배송됩니다.
마무리하며
세로와 가로를 한 번의 여행에서 모두 건지는 핵심은 계획, 고정 세팅, 그리고 매일 백업입니다. 처음에는 두 배로 일하는 것 같아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오히려 한 포맷만 찍을 때보다 여행을 더 깊이 관찰하게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세로만 찍다가 가로 소스가 없어서 유튜브 첫 영상을 3개월 뒤에나 올렸습니다. 여러분은 그 실수를 하지 마세요. 이번 주말 가까운 곳이라도 좋으니, 두 트랙 샷 리스트를 들고 나가 보세요. 분명히 전보다 풍성한 결과물을 얻으실 겁니다.